
사례 개요
2025년 4월 2일, 한국 당국은 역사상 최대 규모의 마약 단속을 실시하여 약 2톤의 코카인 염산염(CHC)을 압수했다. 해당 마약은 강원도 강릉시에 위치한 옥계항에서 발견되었으며, 노르웨이 선적의 화물선 비밀 구획에 은닉되어 있었다. 이 사건은 중남미 범죄 조직들이 운영하는 코카인 밀매에서 동아시아가 새로운 목적지로 부상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이정표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서론
지난 10여 년간 해상 마약 밀매는 그 복잡성이 증가하면서 기존 경로를 벗어난 새로운 목적지로 이동하는 추세를 보였다. 전통적으로 국제 코카인 유통과 거리가 멀었던 한국도 이제는 초국적 조직범죄 지형도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본 사례 연구는 2025년 4월 옥계항 압수 사건을 기반으로, 코카인 밀매와 관련된 해상 작전에서 한국의 부상에 주목한다. 공식 자료, 물류 패턴, 범죄 역학 등의 분석을 통해, 한국 항만 시스템의 구조적 취약점, 중남미 범죄 조직들이 이용하는 해상 경로, 그리고 동아시아 불법 마약 시장 확대를 촉진하는 요소를 식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배경
이제 한국은 환태평양 마약 밀매 루트에서 전략적 위치를 차지하기 시작했다. 이는 세계적 수준의 해상 물류 인프라, 글로벌 무역에서의 역할, 그리고 2차 항만의 규제 허점 때문으로 분석된다. 범죄 조직들은 이러한 조건을 활용하여 한국 내에 물류 거점을 마련하고 있는데, 대형 벌크선, 은닉된 컨테이너, 그리고 중남미-오세아니아-동남아를 경유하는 항만 우회 전략 등을 동원하고 있다. 과거 수십 년간 아시아에서 코카인의 존재는 미미한 수준이었지만 이제는 더 이상 무시할 수 없는 규모로 확대되어 항만 감시 체계에 중대한 도전이 되고 있다.
옥계항: 초국적 범죄의 새로운 관문
강원도 동해안에 위치한 옥계항은 부산항이나 인천항과 같은 주요 거점에 비해 국내·국제 물동량이 매우 적은 비주류 항만이다. 이러한 낮은 위상으로 인해 옥계항은 범죄 조직 입장에서 적발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는 이상적인 대상이 되었다. 옥계항은 주로 시멘트, 석탄, 광물 등 산업 물자의 지역 무역에 특화되어 있다. 정해진 상업 목적을 띤 선박들이 주로 입항하므로, 밀반입 가능성에 대한 경계심이 낮아 검사 강도가 상대적으로 약한 편이다. 대형 항만에 갖춰진 첨단 자동 검색 시스템이 없는 이러한 환경은 해상 보안의 중요한 취약점으로 지적된다.
마약 밀매 조직이 옥계항을 선택한 것은 UNODC가 관찰한 국제적 추세와 맥락을 같이 한다. 즉, 범죄 단체들이 강화된 통제를 피해 감시가 소홀한 지점으로 거점을 옮기는 전략이다. 이러한 현상은 서아프리카나 중앙아메리카의 부(副)항만에서도 확인되어 왔으며, 이제 동아시아 지역 2차 항만으로 확산되고 있다.
한국의 마약 밀매 현황
전통적으로 한국은 마약 소비가 적고 국제 밀매 노출이 낮은 나라로 간주되어 왔다. 엄격한 법률, 사회적 낙인, 효과적인 국경 통제로 인해 오랫동안 마약 밀매와 남용을 최소 수준으로 억제해왔다. 그러나 글로벌 마약 밀매 경로의 변화와 한국의 경제 성장, 국제적 연결성 증가가 맞물리면서, 최근 들어 한국은 과거보다 취약한 환경을 보이기 시작했다.
2023년 한 해 동안 한국에서 압수된 마약은 총 769kg으로, 2022년에 비해 23% 증가한 수치였다. 이러한 상승 추세는 지난 5년간 지속되고 있으며, 특히 필로폰, 대마초 그리고 최근 코카인 등의 밀반입 증가가 주도하고 있다. 2024년의 밀매 양상을 분석하면, 해상 경로로 적발된 불법 물량의 21%가 라틴아메리카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출발지는 콜롬비아, 에콰도르, 페루였으며, 이들 물량은 주로 벌크선이나 컨테이너선을 통해 발보아(파나마), 만사니요(멕시코), 킹스턴(자메이카), 로테르담(네덜란드) 등의 중간 항만을 거쳐 운송되었다. 이러한 환적 거점들은 불법 화물의 출발지와 최종 목적지를 숨길 수 있도록 물류 삼각화 역할을 한다.
이러한 패턴은 환태평양 코카인 밀매 회랑의 구축을 방증한다. 범죄 조직들은 합법적인 상업 운송로와 더불어 항만 우회, 유령 회사 활용, 서류 위조, AIS 선박추적 시스템 조작과 같은 불법 수법을 결합하고 있다. 밀반입 수법의 비중을 보면, 2024년 현재 국제우편이 39%, 특송 34%, **항공 여행객 22%**로 전체 적발 건수의 95% 이상을 차지한다. 반면 **해상 운송은 적발 사례의 5%**에 불과하지만, 대량 은닉 운송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물량 기준으로는 가장 많이 이용되는 경로이다. 특히 검색 수준이 낮은 2차 항만을 통해 대량 화물을 반입할 수 있어 해상을 통한 밀매가 지속적으로 시도되고 있다.
한국: 경유지인가 최종 목적지인가?
한국의 역할 변화는 단순히 압수량만으로 평가할 수 없다. 밀반입 화물 종류, 수법, 범죄 조직의 구성 등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 2024년에는 중남미발 액상 코카인 및 코카인 염산염이 상업 컨테이너에 숨겨진 채 발견되었다. 해당 화물의 서류상 경로를 추적해보면 브라질 산투스, 호주 시드니, 태국 램차방 등을 경유한 것으로 드러났는데, 이는 서류 허위 기재, 유령 회사, 항만 서류 조작을 통한 세관 회피형 복잡한 물류 체계가 작동했음을 의미한다.
범죄 조직들은 옥계, 평택, 마산과 같이 대형 스캐너가 없는 2급 항만을 전략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관세청(2024)에 따르면, 중형 터미널을 지나는 컨테이너의 단 4.7%만 물리적 검사나 전수 스캔을 받고 있어 국가 물류 사슬의 심각한 취약점으로 지적된다. 뿐만 아니라 2022~2023년 사이 부산과 인천에서 액상 코카인을 가공·재포장하는 국내 밀제조 실험실이 등장한 것으로 정보 보고서들이 전하고 있다. 이는 내부 수요의 증가와 함께 국내에서 가공 유통망을 구축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KICJ)의 자료에 따르면, 코카인 관련 사건 비중은 2018년 2.3%에서 2023년 9.8%로 5년 만에 세 배 이상 증가했다.
이와 더불어 국내 도시 지역의 구매력 높은 계층을 중심으로 마약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유흥업소, 고급 관광, 나이트라이프 분야에서 **코카인과 같은 일종의 ‘명성 약물’**이 사회적 지위와 연결되며 소비가 확대되는 양상이다. UNODC(2023) 보고서 역시 동아시아를 세계에서 가장 수익성 높은 코카인 신시장 중 하나로 지목하면서, 이 지역에서 코카인 1kg당 가격이 미화 20만 달러에 달해 유럽이나 미국의 약 3배에 이른다고 밝히고 있다.
결국 한국을 단순한 경유국으로만 볼 수 없는 시대가 되었다. 최근의 대규모 적발, 범죄 조직의 높은 전문성, 그리고 한국의 특수한 물류 조건은 한국을 범태평양 마약 밀매의 전략적 거점으로 재위치시키고 있다. 한국은 중남미에서 출발한 마약의 최종 소비지이자, 일본·중국·호주 등 주변국으로의 재분배 허브로서의 잠재력까지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옥계 사건의 전략적 함의
a. 마약 밀매 경로의 변화
2차 항만인 옥계항을 이용한 것은 초국적 범죄 조직들이 대형 항만의 자동 검색 시스템을 피하려는 계획적 전략을 보여준다. 이러한 소규모 항만은 눈에 덜 띄고 기술 수준이 낮으며 기관 간 감시가 제한적이어서 불법 화물이 적발되지 않고 유입될 가능성을 크게 높인다. 실제 이번 옥계항 사례는 그러한 글로벌 추세를 재확인시켜 주었다. 노르웨이 국기를 단 문제의 선박은 멕시코를 출발해 에콰도르, 파나마, 중국을 거쳐 한국에 도착했고, 2025년 4월 옥계항에서 기관실 뒤편에 숨겨둔 2톤의 코카인과 함께 적발되었다. 이는 여러 국가를 경유하며 단속을 피하려 한 초국적 작전의 전형이라 할 수 있다. 여기에는 세 가지 핵심 전략이 확인된다:
1. ‘국적 바꾸기(flag hopping)’ – 선박을 신뢰도가 높은 국가의 선적으로 등록해 두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노르웨이 국적으로 위장하면 아시아 항만에서 위험도가 낮게 인식되어 검색 빈도가 줄어든다. 실제로 한 연구에 따르면 유럽 국기 선박은 아시아 항만에서 검사 대상이 될 확률이 최대 70% 낮다고 한다.
2. 고위험 항만 경유 – 파나마와 같은 항만은 연간 800만 개 이상의 컨테이너 중 약 10%만 검사되는 것으로 추산된다(El País, 2023). 이처럼 통관이 허술한 지점을 거치면 불법 화물이 적발될 확률을 크게 줄일 수 있다.
3. 합법 운송 루트의 오염 – 유령 회사 설립, 화물 목록 조작, 주요 항만 지역 카르텔의 부분적 통제 등을 활용해 상업 화물 흐름에 불법 약물을 은닉한다.
이처럼 정교한 작전 수준은 한국이 글로벌 마약 밀매망에서 경유지이면서 최종 소비지라는 이중 역할을 수행하게 되었음을 보여준다. 범죄 조직들은 물류망의 빈틈, 세관 허점, 합법적으로 그럴듯한 수단 등을 교묘히 악용하여 대륙 간 코카인 밀반입을 전개하고 있다.
b. 아시아 내 국제 공조의 취약성
한국의 해상 마약 밀매 대응에서 구조적 약점 중 하나는, 다국간 공조 플랫폼 참여가 미흡하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MAOC-N(해상 마약 분석·작전 센터)**이나 미국이 주도하는 “마르티요 작전” 등에 한국은 충분히 통합되어 있지 않다. 이러한 협력 부재는 정보 공유, 합동 단속 조율, 수상한 화물에 대한 조기 탐지를 어렵게 만든다.
마찬가지로, 한국과 중남미 주요 마약 생산·수출국 간의 협력도 제한적이다. 현재 양자 간 마약 단속 협약이나 해상 단속에 특화된 합동 교육·훈련 프로그램이 부재한 실정이다. 이러한 제도적 공백은 초국적 범죄 조직에 대한 항상적인 취약성으로 이어진다. 특히 2023년 아시아에서 압수된 코카인의 89% 이상이 라틴아메리카산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UNODC, 2023), 현 상황은 더욱 우려스럽다.
물류 및 지정학적 요인
범죄 조직들은 전통적 경로에서 벗어난 새로운 루트 개발을 통해 단속 위험을 분산시키고 있다. 중앙아메리카나 태평양 도서국의 항만처럼 감시가 느슨한 지역을 경유하여 동아시아로 향하는 장거리 노선을 활용하는 것이다. UNODC(2023)에 따르면 2019년 대비 아시아로 향하는 비전통적 경로상의 코카인 압수가 35% 증가하였는데, 이는 운영 다변화 추세가 정착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국제적으로 신뢰받는 국기를 단 선박을 이용하는 전략이 동원된다. 옥계항에서 적발된 노르웨이 선적 벌크선처럼, 이러한 타국 선적 선박 활용은 관할권의 틈을 이용하고 항만 검색 시 위험도를 낮추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 실제 유럽 국기를 단 선박은 아시아 항만에서 상대적으로 검색 우선순위가 낮아 밀수를 위한 위험 분산 효과를 얻는다.
옥계항과 같이 규모가 작고 눈에 띄지 않는 항만은 범죄 조직의 주요 표적이 되고 있다. 부산이나 인천 등의 대형 항만과 달리, 이러한 항만들은 검색 시스템이 충분히 갖춰져 있지 않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2023)에 따르면 국내 2차 항만의 83%가 대형 컨테이너 스캐너를 보유하지 않고, 전체 유입 화물의 5% 이상을 물리적으로 검사하지 못한다고 한다. 이로 인해 이들 항만은 초국적 범죄에 매우 취약한 지점이 되고 있다.
개입 주체들
라틴아메리카의 범죄 조직(특히 멕시코, 콜롬비아, 브라질 발)은 장거리 해상 운송 능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이들은 아시아의 다른 범죄 세력과 유기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함으로써, 멀리 동아시아까지 코카인을 보내는 통합 물류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Insight Crime(2024)에 따르면 2022~2023년 아시아에서 압수된 코카인의 60% 이상이 이 세 나라에서 비롯되었으며, 홍콩, 요코하마, 부산 등 동아시아 주요 항만으로 태평양 횡단 경로를 거쳐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아시아 내 중간 네트워크로는 중국, 태국, 필리핀 항만과 연결된 현지 밀매 중개인들이 있다. 이들은 재분배 거점 또는 수취인 역할을 하며, 한국, 일본, 호주 등으로 향하는 코카인 물량을 나누고 옮기는 역할을 한다. UNODC(2023)에 따르면 2023년 **동북아에서 적발된 코카인 물량의 35%**가 라틴아메리카-동남아 간 공동 물류 네트워크의 소산으로 추적되었다고 한다.
또한 한국 내부에서도 로컬 밀수 조력자들이 존재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들은 옥계항과 같은 곳에서 불법 화물의 하역과 은닉을 돕고, 통제 시스템의 허점을 이용해주는 역할을 할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해양연구 저널(Kim & Lee, 2022)에 따르면 소형 항만의 무작위 검사 중 22%가 국제 화물 추적 프로토콜을 준수하지 않고 이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부실한 절차는 국제 범죄 네트워크의 침투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역 안보에 대한 함의
동아시아 지역은 높은 구매력과 도시 지역의 수요 증가로 코카인 밀매 조직에게 매우 수익성 높은 시장이 되었다. 일본이나 한국의 경우 코카인 1kg당 가격이 미화 20만 달러를 넘어서 유럽이나 미국보다 3배 이상 높다. UNODC(2024)는 2023년 동아시아 코카인 시장 규모가 120억 3천만 달러 이상의 불법 수익을 창출했으며, 전년 대비 21% 성장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수요 급증은 지역 항만 검색 시스템의 구조적 약점을 노출시키고 있다. 예를 들어 한국의 경우 전체 항만의 31%만 컨테이너 자동 스캐너를 갖추고 있는데, 이는 **유럽 주요 항만의 86%**에 비해 크게 낮은 수치다. 이러한 기술적 격차는 운영 능력이 낮은 2차 항만을 통해 불법 화물이 유입되기 쉽게 만들고 있다.
더불어 국제 공조 역시 제한적인 상황이다. 아태 지역 국가 중 **라틴아메리카와 활발히 해상 단속 협정을 맺은 국가는 14%**에 불과하며, 일본, 호주, 한국 정도에 그친다. 중국, 인도, 말레이시아, 태국 등의 주요 국가들과 관련 조약이 없기 때문에, 대륙 간 밀매에 대응하는 역량이 현저히 약화되고 있다.
대한민국으로 향하는 주요 해상 마약 밀매 경로
1. 멕시코 – 파나마 – 에콰도르 – 대한민국 – 중국 (옥계 경로)
이 경로는 초국적 범죄 조직들이 활용하는 복잡한 삼각형 동선을 보여준다. 멕시코에서 시작하여 에콰도르와 파나마를 거치는데, 이들 중간 기착지는 검사 비율이 낮은 항만으로 악명높다. 이후 대한민국 옥계항에 도달하며, 여기서 한 차례 적발된 바 있다. 최종적으로는 중국 등 2차 목적지로 향하는데, 여러 차례의 기항을 통해 불법 화물의 실제 출발지를 은폐한다. 실제 2025년 4월 노르웨이 벌크선의 2톤 코카인 적발 사건은 이 경로가 활용되고 있음을 방증하며, 여러 기항지에서의 국적 세탁과 서류 조작으로 화물의 출처를 감추는 수법이 동원되었다.
2. 브라질 – 호주 – 태국 (램차방 경로)
이 경로는 **브라질(산투스 항)**에서 출발해 호주 시드니와 태국 램차방의 중간 거점을 거쳐 동북아 항만으로 향한다. 라틴아메리카와 교역 관계가 있는 국가들을 경유함으로써 단속 패턴을 교란시키는 전략이다. 이러한 국가들에서는 상대적으로 화물 검사가 허술하게 이루어지기 때문에 예상 가능한 단속망을 피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특히 태국의 램차방 항만은 막대한 물동량 대비 낮은 검색률로 유명하여 이 경로상의 치명적인 취약점으로 지목된다.
3. 동남아시아 – 동중국해 – 대한민국 경로
이 노선에서는 **미얀마, 캄보디아, 베트남 등 동남아발 마약(주로 코카인·필로폰)**이 동중국해를 통해 한국으로 운송된다. 공해상을 거치는 동안 선상 환적이나 선박 국적 변경이 이루어지며, 소형 선박을 이용해 마산, 평택, 인천 등의 2차 항만에 도달한다. 이들 항만은 기관 감시가 느슨하고 고성능 스캐너가 없기 때문에, 불법 화물이 눈에 띄지 않고 들어오기 용이하다.
4. 일본 또는 중국발 한국 직항 경로
**일본(나고야, 요코하마)**나 중국(닝보, 상하이) 같은 항만은 라틴아메리카발 마약이 아시아로 반입된 후 재출하되는 중간 물류 거점으로 활용된다. 거리상 단거리 노선이지만, 이 경로를 통해 법적 화물에 위장된 약물이 한국행 선적에 실려오곤 한다. 한·중·일 간 거대한 교역량으로 인해 이 구간에서는 의심이 적은 점을 노린 전략이다.
5. 브라질 – 서아프리카 – 두바이 – 스리랑카 – 동아시아 경로 (한국, 중국)
이 경로는 가장 장거리이자 정교한 루트 중 하나로 꼽힌다. **브라질(산투스 또는 파라나과)**에서 시작해 **서아프리카(로메, 코토누, 아비장)**로 향한 뒤, 두바이와 **콜롬보(스리랑카)**를 차례로 거쳐 동아시아에 도달한다. 주로 코카인이 운송되며, 여러 번의 기항에서 컨테이너 환적 또는 대량 적재가 이루어진다. 이는 각 경유지의 세관 통제 취약성을 노린 것으로, 다수 경유에도 불구하고 높은 우회 성공률을 보이는 경로로 문헌에 기록되어 있다. 남미 조직들은 아프리카 및 아시아 중개 세력과 협업하여 이 노선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그림 1:
주: Global Initiative (2025)와 UNODC (2023)의 정보를 바탕으로 자체 작성.
그림 2:
주: CMCON (2024) 및 UNODC (2023–2024)의 정보를 바탕으로 자체 작성.
그림 3:
주: 관세청(2024) 및 한국해양수산개발원(2023)의 정보를 바탕으로 자체 작성.
그림 4:
주: 국제마약통제위원회(INCB, 2025)와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KICJ, 2023)의 정보를 바탕으로 자체 작성.
그림 5:
주: UNODC (2023) 및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 2023)의 정보를 바탕으로 자체 작성.
소비 확산
아시아 지역의 코카인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구매력 상승, 급속한 도시화, 국제 관광 확대, 서구적 생활양식의 확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일본, 한국, 홍콩, 호주 등에서는 특히 도시의 유흥 환경에서 소비가 집중되고 있다. 클럽, 바, 개인 파티 등에서 코카인 같은 고가 약물의 사용이 사회적 지위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문화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일본에서는 코카인 소지로 인한 검거 건수가 2018년에서 2023년 사이 54% 증가했고, 한국에서는 2023년 코카인 압수량이 전년 대비 38% 증가한 것으로 보고되었다.
또한 2024년 불법 약물 가격 글로벌 추정 특별보고서에 따르면, 동아시아에서 코카인 1kg당 가격은 미화 20만~22만5천 달러에 달한다. 이는 유럽의 3배, 콜롬비아·페루 등 남미 생산지의 12배 이상에 해당하는 엄청난 차이다. 이와 같은 막대한 수익성 때문에 중남미 카르텔들은 유동적으로 아시아로 밀수로 일부 물량을 전환하기에 이르렀다. 더 길고 정교한 환태평양·인도양 횡단 루트까지 개발하며 아시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EMCDDA에 따르면 2021년 이후 아시아 항만의 마약 압수가 꾸준히 증가했는데, 이는 이러한 지역 수요 증가에 대응한 공급 확대를 반영하는 것이다.
그림 6:
주: CMCON(2024)의 특별보고서 《2024년 불법 약물 가격 세계 추정치》를 바탕으로 작성.
아시아행 대양 횡단 마약 밀매로 인한 해상 압수 (2023–2024)
2023년과 2024년 사이, 동아시아로 향하는 마약 밀매 양상에 구조적인 변화가 나타났다. 한국, 일본, 중국, 홍콩 등이 초점 국가로 부상한 가운데, 범죄 조직들은 여러 경유지를 삼각형으로 연결하는 루트를 채택했다. 파나마, 모잠비크, 스리랑카, 말레이시아 등 전략적 중간 항만을 거쳐 부산, 요코하마, 선전 등 아시아 터미널에 도달하는 방식이다.
이 기간 압수량을 마약 종류별로 보면, **합성 마약류(SD)**가 78톤 이상으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이 해시시 28톤, 헤로인 14톤 순이었다. 종종 다종 마약이 한 화물에 섞여 압송되는 폴리 드러그(poly-drug) 형태가 관찰되었는데, 이는 물류 비용을 줄이고 아시아 시장에서의 이윤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그만큼 동아시아의 킬로그램당 이윤율이 매우 높다는 점을 범죄 조직들이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2023~2024년 아시아 및 인도양 지역의 지리적 압수 분포를 보면, 여러 종류의 마약을 섞어 운반하는 복합 경로의 양상이 두드러진다. 특히 2023년에는 해시시·합성약물·헤로인 혼합 25,349kg이, 2024년에는 코카인 염산염(CHC) 19,002kg이 한 번에 적발되는 등 코카인 밀매의 급증을 보여주는 사례가 나타났다. 인도, 스리랑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파키스탄이 지리적으로 주요 경유지 역할을 하며, 해당 국가들은 전략적 위치와 기술적 한계로 인해 사건이 집중되었다. 인도는 압수 빈도 면에서 선두를 달렸고, 스리랑카는 아프리카와 아시아 사이의 주요 환적 허브로 기능했다.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는 말라카 해협 인근의 대용량 물동 통로로서 컨테이너 오염에 취약한 곳으로 지목된다. 반면 한국과 일본은 사건 수는 적지만 건당 규모가 큰 압수국으로서 직접적인 최종 소비 시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이러한 데이터는 전통적인 고정 경로에서 벗어나 유연하고 적응적인 루트로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범죄 조직들은 해상 단속을 피하고 증가하는 지역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선을 재편하는 것이다.
그림 7:
주: 국제해상마약밀매연구센터(CMCON, 2023)의 정보를 바탕으로 작성.
그림 8:
주: 국제해상마약밀매연구센터(CMCON, 2024)의 정보를 바탕으로 작성.
결론
2025년 4월 옥계항에서 2톤의 코카인을 압수한 사건은 동아시아로의 해상 마약 밀매 진화에 있어 중대한 전환점이 되었다. 한국 역사상 최대 규모인 이 작전은, 한국이 글로벌 범죄 네트워크 내에서 주변부에서 벗어나 라틴아메리카발 밀매의 직접적 목적지로 변모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삼각 경로 활용, 통제가 취약한 부차적 터미널 공략, 정교해지는 물류 기법은 모두 초국적 범죄 조직들의 전략적 적응을 반영한다.
전년 대비 900% 이상의 압수 증가는 그 수치 자체로도 충격적이지만, 동시에 해상 밀매 루트가 얼마나 공고해졌는지를 보여주는 분명한 지표다. 은닉 구획을 갖춘 벌크선, 관리 소홀한 중간 기항지 활용, 국적 세탁 기법(flag hopping) 등은 고도로 진화한 단속 회피 수법이라 할 수 있다. 한국의 상황에서는 이런 위협이 검색 장비 용량의 한계, 국제 해상 정보공유·공조 체제의 낮은 참여도와 맞물려 더욱 심화되고 있다.
동시에 동아시아 마약 소비 시장 자체에 중대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한국, 일본, 홍콩, 중국과 같은 나라들은 이제 더 이상 단순 경유지가 아니라 높은 구매력에 의한 수요가 증가하는 최종 목적지가 되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전통적인 마약 밀매 경로를 재편했고, 아시아를 라틴아메리카·동아프리카·동남아시아를 연결하는 글로벌 물류 사슬의 종착지로 위치시켰다.
2023~2024년의 지리적·정량적 압수 분석 결과도 이를 뒷받침한다. 코카인, 헤로인, 해시시, 합성 약물을 포함해 총 139톤 이상의 마약이 적발되었으며, 인도, 스리랑카, 인도네시아, 파키스탄을 경유 거점으로 하는 흐름이 집중되었다. 반면 한국과 일본은 최종 소비를 위한 물량을 집중적으로 받아온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한국은 더 이상 불법 밀매 사슬의 변방으로 이해될 수 없다. 압수 규모, 경로의 복잡성, 국내 소비의 증가 모두 한국이 새로운 해상 마약 밀매 지형에서 전략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현상은 단순한 치안 문제를 넘어, 불법 경제와 제도적 공백, 사회문화적 변화가 결합된 지역 질서의 재편을 의미한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종합적이고 지속적이며 국제적으로 조율된 대응책이 요구된다.
참고문헌
Centro Internacional de Investigación y Análisis Contra el Narcotráfico Marítimo – CMCON. (2024). Global Estimation of Illicit Drug Prices 2024 [Special bulletin]. Colombian Nav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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